네이버화(NAVERized)·쿠팡화(COUPANGed) 가능할까?

  • 등록 2020.07.13 11: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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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 사업영역 잠식·소비자 락-인 의미하는 신조어 '아마존 당하다(To be Amazonized)'
- 네이버, 구독형 유료회원제 '네이버플러스 멤버쉽' 지난 6월 출시
- 쿠팡, 싱가폴 OTT사업지 '훅(hooq)' 인수설

[웹이코노미=이지웅 기자]

 

'아마존 당하다(To be Amazonized)'

 

미국에서 유통공룡 아마존(Amazon)이 특정 사업 영역을 잠식하는 현상을 '아마존 당하다'라고 표현한다. 기존 사업자들이 아마존의 진출로 존폐위기를 겪는 모습을 표현한 단어다. 아마존은 영역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진출했다. 2017년 미국 1위 완구유통업체 토이저러스는 경쟁에 밀려 파산보호신청을 했고, 같은해 아마존은 식료품 업체 홀푸드 마켓을 137억 달러(약 15조 6,000억 원)에 인수했다. 미국 2위 서점 보더스(Borders)는 2011년에 문을 닫았고, 1위 서점 반스&노블은 매각 위기에 몰렸다. 모두 아마존 당한 것이다.

 

아마존의 저력은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에서 나온다. 아마존 월정액 서비스다. 매달 12.99달러(약 1만 5,700원)으로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이다. 배송수수료 없이 빠르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고, 아마존 비디오와 뮤직을 무료로 보고 들을 수 있다. 원하는 전자책을 무료로 받아보거나 이를 오디오로 감상할 수도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으로 63가지 혜택을 받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기업이 모든 혜택을 제시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사업 영역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우산 아래 소비자들을 락-인(Lock-In)시키고 있다. 이를 '자물쇠 효과'라고 한다. 소비자가 일단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서비스로 옮아가기 어렵게 되는 현상이다. 아마존 프라임은 소비자를 아마존 세계에 입성시키는 입구인 셈이다. 한번 들어오면, 다시 나가기 쉽지 않다. 이미 소비 패턴이 아마존 서비스에 맞게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아마존 당한 셈'이다.

 

▲ 네이버화(NAVERized) 꿈꾸는 네이버, 쿠팡화(COUPANGed) 꿈꾸는 쿠팡

 

국내 기업도 '아마존 프라임'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1일 구독형 유료회원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선보였다. 혜택은 크게 쇼핑과 콘텐츠다. 월 4,900원으로 최대 5%까지 쇼핑적립 혜택을 받으며 5가지 디지털 콘텐츠 중 4가지를 사용할 수 있다. 5가지 콘텐츠에는 네이버웹툰, 시리즈쿠키 20개, 음악 앱 '바이브'음원 300회, 시리즈온 영화·방송 감상용 캐시 3,300원, 네이버 클라우드 100GB 이용권, 오디오북 대여할인 쿠폰 등이다. 모두 네이버가 운용하는 서비스들이다.

 

네이버플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갈리지만, 네이버플러스의 전략은 유효하다. 여러 갈래로 펼쳐진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해 제공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을 '네이버화'해 자사 서비스 그물망 안에 락-인 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아마존 '쿠팡'도 '쿠팡화(COUPANGed)'의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쿠팡이 싱가포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훅(hooq)을 인수한다고 알려졌다.

 

이커머스 시장은 쇼핑에 콘텐츠를 결합한 형태로 진화 중이다.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먼저 콘텐츠 서비스와 커머스 서비스를 연결해 제공하는 구독모델이다. 아마존 프라임이 대표적이다. 반면, 콘텐츠를 이커머스에 전사적으로 활용하는 형태도 있다. '미디어 커머스'라고 불린다. 실시간 방송 판매 형태인 '라이브 커머스'나 콘텐츠와 상품판매 사이 경계를 모호하게 한 '콘텐츠 커머스' 등이다. 영국의 '미스터포터', 국내의 '무신사' 등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인수설에 대해, 쿠팡 측에서 답을 닫지 못했다"고 전했지만, 쿠팡의 훅 인수를 가정해보면 '쿠팡화' 전략을 예상해볼 수 있다.

 

이미 쿠팡은 월정액 서비스인 '로켓와우클럽'을 운용 중이다. 월 2,900원에 무료배송·당일배송·무료반품 등 혜택을 받아볼 수 있는 구독모델이다. 2018년 10월 런칭 일주일만에 15만 명, 지난해 3월 170만 명, 같은 해 5월 250만 명을 돌파한 서비스다. 구독 모델에서 미리 경험치를 쌓은 쿠팡이 가령 '쿠팡 프라임'과 같은 콘텐츠 연결형 구독 서비스를 선 보일 가능성이 있다. 또 쿠팡이 라이브 커머스와 같은 '미디어 커머스' 형태를 시도할 수도 있다. 모바일 쇼핑과 모바일 앱 활용에 익숙한 2030 세대들을 쿠팡에 락-인 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의 '백화점 윈도 라이브', 롯데백화점의 '100 LIVE' 처럼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참여를 이끄는 전략이다.

이지웅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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