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포커스] 패션을 기술로 풀어내다... '패션테크' 이끄는 3인

  • 등록 2020.04.21 11: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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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 첨단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 공대남 3人 소개

[웹이코노미=이지웅 기자] 흔히 공대 남학생 하면 체크남방에 백팩을 메고 꾸미지 않은 채로 공부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패션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느낌이지만, 색다른 시선으로 패션계를 이끌고 있는 공대남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기술적 사고'다. 패션 시장의 크고 작은 불편함들을 IT로 해결한 개발자 CEO들은 최근 패션업계에 불고 있는 '패션테크(Fashion Tech)'의 주역이 되고 있다.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명품, 여성패션, B2B마켓 등 각 전문 분야별로 패션 플랫폼 첨단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 공대남들을 소개한다.

 

◇ 박경훈 트렌비 대표, 인공지능으로 전 세계 최저가 명품을 찾아주다

 

 

"패션을 몰라 패션테크 기업을 만들 수 있었다"는 이가 있다. 바로 박경훈 트렌비 대표다.

 

박 대표는 명품을 사기 위해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을 헤메지 말라고 권한다. 온라인 명품구매 시장이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명품 구매 플랫폼 트렌비는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곳곳에 있는 최저가의 명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현재 트렌비는 전 세계 명품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글로벌 편집샵, 해외 주요 백화점과 아울렛 등 200개 이상의 웹사이트 셀러들을 검색해 150만 개의 제품을 다루고 있다.

 

박 대표는 영국 옥스포드대학원 소프트웨어 공학 석사 출신으로, 2005년에 최연소 마이크로소프트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유럽에서 공부하던 중 각 국가별 가격차이가 크고, 오프라인 비중이 타 업종에 비해 현저히 높은 명품 패션 시장의 유통 구조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 이러한 명품 패션 시장의 불균형을 IT로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2017년 명품구매 플랫폼 트렌비를 설립하게 됐다.

 

박 대표는 "트렌비는 명품 시장이 가격과 정보의 편차가 심하고 고객들의 상품 탐색 시간이 긴 고관여 상품군에 해당한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이와 같은 분야에 필요한 메타서치 모델과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거나 구매하기 힘들었던 오프라인의 맛집, 식료품 등을 디지털 정보로 변환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준 O2O 모델을 결합해 트렌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트렌비는 '세일스캐너'를 통해 가장 저렴한 할인 상품을 골라주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품절됐거나 아예 수입되지 않는 전 세계 희귀 명품을 찾아주기도 한다. 이를 위해 AI 검색엔진 '트렌봇'이 하루 3번 전 세계 곳곳의 세일가 등 상품 정보를 수집한다. 또한, 사이즈, 옵션, 복잡한 환율 계산 등을 자동 분류해 제공함으로써 해외직구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원스톱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트렌비의 지난해 총 거래액은 451억 원으로, 창립 첫 해인 2017년 91억 원 대비 5배의 급성장을 이뤄냈다. 전체 누적 거래액은 설립 2년 반 만에 700억 원을 돌파했다.

 

◇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 여성패션 쇼핑몰의 허브 '지그재그'를 만들다

 

 

온라인 쇼핑 업계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 중 하나인 여성패션을 한 데 모아 '쇼핑몰 허브'로 만든 사람이 있다.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가 운영하는 여성 쇼핑몰 모음 앱 지그재그는 3,700여 개의 여성 패션 쇼핑몰들을 한데 모아 하나의 커머스 앱처럼 상품들을 제공한다.

 

동대문 시장을 접한 서 대표는 패션 플랫폼 창업이라는 꿈을 꾸게 된다. 2015년 지그재그를 출시한 그는 2016년 30억 원을 투자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불과 1년만에 70억 원을 투자 유치하는 등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서 대표는 지그재그를 이끌어온 원동력으로 창업자들이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들은 서비스 초반부터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 데이터를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 미래에 필요한 데이터는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데이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가 모바일 환경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 적용했다. 그 결과 월 300만 명이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며,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자체 개발한 통합 결제 서비스 'Z결제'를 통해 지난 2월 한 달간 매출 1억 원 이상을 달성한 셀러가 150곳을 넘기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그재그 측은 "더욱 정교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김준호 딜리셔스 대표, '신상마켓'으로 동대문 패션을 연결하다

 

 

 

패션의 메카이자 국내외 패션 소매상들이 몰리는 동대문 시장. 하지만, 그들의 거래 방식은 수십 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얼굴을 아는 상인들끼리 계약서 없이 신용으로만 거래했고, 소매상들은 새벽부터 동대문을 돌며 물건을 산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야 했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주목해 동대문 패션 상가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이가 있다. 바로 김준호 딜리셔스 대표다.

 

딜리셔스는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과 국내외 소매상들을 이어주는 B2B 패션 플랫폼 '신상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동대문 도매상은 신상마켓을 통해 신상품 홍보와 고객사 확보가 용이하고, 소매상은 수백만 개에 달하는 상품을 탐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문과 배송까지 신상마켓에서 바로 진행 가능하다. 또한, 도매상은 대량 거래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어 재고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소매상은 신상품을 보다 빠르게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대표는 2014년 신상마켓 출시 이전까지 IT 업계에서 해온 베테랑 개발자다. 서비스 론칭 당시 고객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직접 밤낮으로 개발에 매진했다. 서비스 출시 후 1년 동안 안드로이드 앱을 무려 180번이나 업데이트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현재 동대문 도매상의 약 80%가 신상마켓에 입점해 있으며, 누적 등록 상품수는 3천만 개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이전 시리즈 A, B 투자에 이어 네이버 투자 유치까지 성공하며 총 255억 원에 달하는 투자액을 유치했다.

 

딜리셔스 관계자는 "앞으로 신상마켓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도매-소매-최종 소비자로 이어지는 정보와 물류의 흐름을 개선할 것"이라며, "동대문 패션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웅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

 

이지웅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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