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넷플릭스, 신인 감독·작가의 '등용문' 되다

  • 등록 2020.01.28 15: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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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넷플릭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경쟁 속에서 신인들에게 기회의 장 제공"

[웹이코노미=이지웅 기자] 넷플릭스가 신인 감독·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신인 감독과 작가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공개한 영화 '어제가 오면(See You Yesterday)'은 10대 과학 영재들이 가족들을 빼앗아간 비극의 총격 사건을 잊고자 운명을 건 시간여행에 나선다는 이야기다. 이든 덩컨스미스, 단테 크리칠로 등 잘 알려지지 않아 신선한 주연 배우들이 인상 깊은 열연을 펼쳤다.

 

특히, '어제가 오면'의 감독 스테폰 브리스톨(Stefon Bristol)은 이전까지 영화 연출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었다. 그에게 영화 '어제가 오면'은 영화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입봉작'인 것이다.

 

첫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어제가 오면'은 대박을 쳤다. 넷플릭스 공개 이후 첫 4주 동안 전 세계 1,200만 유료 구독 계정이 신인 감독의 영화를 시청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식량난에 고통받던 열세 살 소년이 고철로 풍차를 만드는 실화 기반의 영화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 한국계 미국인 남녀가 15년 만에 재회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해가는 로맨스 영화 '우리 사이 어쩌면(Always be My Maybe)' 역시 공개 첫 4주 동안 각각 전 세계적으로 1,700만, 3,200만 유료 구독 계정의 눈을 사로잡았다. 두 영화 모두 마찬가지로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이다.

 

미국 유력지 LA타임스(Los Angeles Times)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경쟁 속에서 넷플릭스가 신인 창작자에게 기회의 장을 열며 차별화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앞서 말한 세 영화 모두 전통적인 할리우드 환경에서 투자 받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유명 감독·배우가 없어 흥행을 보장하지 못하고, 기존 주류 영화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생경한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우리 사이 어쩌면'의 나나츠카 칸(Nahnatchka Khan) 감독은 "주류 콘텐츠 업계를 보면 경쟁사 콘텐츠를 저격할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어떻게 배치할지, 어떤 대작이 공개를 앞두고 있는지에만 몰두하고 있다"라며, "넷플릭스의 등장 덕분에 (본인과 같은 신인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어제가 오면'의 스테폰 브리스톨 감독은 "영화 공개 이전,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었다"며, "넷플릭스의 투자와 조언을 통해 내가 꿈꾸던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 한국에서도 이어지는 넷플릭스의 '신인 작품' 흐름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콘텐츠가 넷플릭스를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신입·신진 감독과 작가들이 넷플릭스를 등용문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올해 공개 예정인 '인간수업'과 '보건교사 안은영'이 신인 작가의 데뷔작이거나 공동 집필 작품이다. 또한, 배우 정우성이 제작자로 참여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는 신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스타 감독과 작가 중심으로 주요 작품이 제작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관행을 생각해본다면 매우 파격적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지난해 공개한 영화 중 총 19편이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었다. 이 중 절반을 여성 감독이 연출했으며, 출연한 배우들 역시 미국 주류 영화계에서 큰 기회를 잡지 못했던 비 백인 출신들이다. 올해에도 총 11편의 신인 감독 장편 영화 데뷔작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지웅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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